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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 생각이 시작되는 곳/사회, 정치 이야기

이재명 정부 격변의 외교 무대 - 2025년 북미 대화와 동북아의 전략 구도

by 생각에서 마음으로 202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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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2025년 7월 2일 방송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의 겸손 NSC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에서 마음으로'가 재구성하여 정리한 내용을 에세이로 작성한 것입니다.

다시 열리는 북미 대화의 문

2025년 여름, 세계 외교 무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이후, 그는 자신이 전 세계 분쟁의 조정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며 과거의 북미 대화를 다시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판문점에서의 북미 회동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 뒤에는 뿌리 깊은 회의도 존재합니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 회담과 2019년 하노이 결렬 이후 북한은 미국의 일방적 태도에 깊은 불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트럼프가 회담을 통해 얻은 외교적 성과를 국내 정치에 활용했지만, 북한에게 돌아간 실질적 보상은 전무했습니다. 이제 북한은 과거와 같은 선제적 양보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외교적 거래는 ‘현찰 우선’이라는 원칙 아래서만 논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5년 7월 2일 방송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 겸손NSC(일러스트) 김준형 / 조국혁신당 의원 · 전 국립외교원장 호사카 유지 / 세종대 대우교수 · 독도종합연구소 소장 제성훈 / 한국외대 노어과 교수 김희교 /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과 교수

트럼프 외교의 동기와 한계

트럼프의 북미 회담 재추진은 단순한 외교적 복귀가 아닌,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는 전략입니다. 그는 중동, 아프리카, 우크라이나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갈등 사안을 해결한 것처럼 포장하며, 자신이 세계 평화를 이끄는 유일한 지도자라는 인상을 심고자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 해결된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외교 퍼포먼스는 트럼프 특유의 정치 마케팅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는 평화와 전쟁의 갈림길에서 쇼맨십을 극대화하며, 궁극적으로는 노벨 평화상 수상과 미국 대통령 3선 개헌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에서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지만, 지지층에게는 여전히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실제 외교적 진전’보다는 ‘국내 정치용 이벤트’에 더 가깝다는 점입니다. 빅터 차와 같은 전문가조차 트럼프의 눈에 들기 위해 APEC 전 판문점 회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설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 분석보다는 인사 청탁성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트럼프가 진정으로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를 원하더라도, 북한이 그에 응답할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북한의 전략 변화와 러시아 밀착

북한은 2025년 현재, 과거와는 다른 전략적 위치에 서 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가 두드러집니다. 한국 국정원과 러시아 측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7~8월 중 공병부대 및 건설 인력 6,000명을 러시아에 파견할 예정이며, 이는 단순한 인력 교류가 아니라 양국 간 포괄적 협력의 신호로 해석됩니다. 돼지고기, 밀가루 등 식량 교역은 물론, 관광·문화·교육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러 밀착은 북한 입장에서 ‘제재 무력화’의 돌파구입니다. 유엔 안보리 제재를 철저히 이행했던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북한과의 교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과거처럼 제재 해제를 절박하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를 통해 생존이 가능해졌고, 경제적 숨통이 트이자 외교적 협상에서 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반면, 중국과의 관계는 다소 냉각된 모양새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러시아 밀착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군사적 협력 강화에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해석됩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외교적 무게중심을 중국에서 러시아로 이동시키며 새로운 협상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정세의 재편 – 일본과 한국의 재도약

한편 일본에서는 이시바 정권의 출범 이후 대북 정책이 기존의 극우 성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시바는 북일 수교와 연락사무소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아베 정권의 대북 강경책과는 달리, 이시바는 납치자 문제 해결을 포함한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외교의 방향 전환을 예고하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행보는 쌀값 폭등과 자동차 관세 등 대미 무역 갈등 속에서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엔저 현상과 쌀 소비 증가, 중간 유통업자의 매점매석으로 인해 쌀값이 폭등했으며, 이는 국내 정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아들이 장관으로 나서 비축미를 방출하면서 민심 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미국과의 통상 협상이 실패할 경우 이시바 정권의 지지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복잡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 새로운 외교적 입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 불참 선언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변국에도 파장을 일으키며, ‘한국이 먼저 움직이면 다른 나라가 따라온다’는 외교 리더십을 회복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외교적 존재감이 미미했던 한국은 다시 중심 국가로 부상하고 있으며, 다자외교 대신 실리적 외교 중심 전략으로의 전환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 외교의 새로운 위상과 선택지

이러한 외교적 지형 변화 속에서 한국은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남북관계 회복과 경제 협력의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북핵 보유국 인정’이라는 민감한 의제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됩니다.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간주하며 핵 군축 협상으로의 전환을 고려할 경우, 한국은 ‘비핵화’를 고수하면서도 실리를 챙기는 복합 전략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가 단기간에 성사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핵 동결’을 출발점으로 삼고 중장기적으로 군축을 논의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과정에서 체제 안전 보장을 핵심 요구로 삼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미국과의 공조 아래 외교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북중일 3국과의 관계 재설정을 통한 동북아 경제협력체 구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중일 FTA의 재추진, 중국의 끌어들이기 전략, 일본과의 조건부 협력 가능성은 모두 새로운 외교 구상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이 단순히 안보 의존국을 넘어, 외교적 리더십을 가진 독립적 행위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5년 동북아 정세는 위기와 기회의 경계에 놓여 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 가능성, 북러 협력의 확대, 미중 패권 경쟁의 지속, 일본의 외교노선 변화 등은 모두 한국에게 도전이자 기회가 됩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북한의 선택입니다. 북한이 체제 보장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제한적 자유화나 국제사회 복귀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의 외교는 전통적 외교문법을 거부하고 실리와 이미지에 집중하는 ‘거래적 외교’입니다. 이는 불확실성과 기회가 공존하는 양면성을 띠고 있습니다. 한국이 이러한 트럼프식 외교를 능동적으로 활용한다면, 남북관계 개선, 동북아 평화구조 구축, 경제협력 구상의 중심국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결국 2025년은 한국 외교에 있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 시기입니다. 변화는 위기를 낳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의 문을 열기도 합니다. 그 문이 열릴 때, 준비된 자만이 그 문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준비된 외교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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