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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 생각이 시작되는 곳/사회, 정치 이야기

정당의 주인은 누구인가, 더민주전국혁신회의 2025 전국대회가 던지는 질문

by 생각에서 마음으로 2025.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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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 시작된 새로운 선언

2025년 6월 29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 2025 전국대회’는 단순한 당내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변화의 흐름이,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힘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자리였습니다. 과거 정당의 주인은 소수의 엘리트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당원’이라는 이름의 평범한 개인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며, 당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의 등장은, “정당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 정치의 한복판에 던지고 있습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2025 전국대회 포스터

당원의 재발견: 객체에서 주체로

혁신회의의 성장은 ‘당원’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정치적 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이들은 기존의 중앙당 중심, 현역 의원 중심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며 등장했습니다. 이들의 힘은 2024년 총선에서 증명되었습니다. 조직적인 후보 검증과 지원을 통해 30명이 넘는 당선자를 배출하며, 당원들의 조직 된 힘이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더 이상 당원들이 수동적인 지지자나 동원의 대상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를 통해 실질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혁신의 요구: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혁신회의가 당 지도부와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 이유는, 이들이 요구하는 변화가 매우 근본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일회성 쇄신안이 아닌, 당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제도적 개혁을 주장합니다.

  • 당원총회 상설화 및 전당원 투표 제도화: 당의 중요 의사결정에 당원 전체가 직접 참여하는 길을 열자는 요구입니다.
  • 공천 혁명: 국회의원 등 공직 후보자 선출 과정에 당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밀실 공천이나 계파 공천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자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요구들은 지도부 중심의 전통적인 정당 운영 방식에 익숙한 기성 정치인들에게는 불편한 도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정당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이기도 합니다. 한편, 이들이 과거 이재명 대표의 정치 기조에 강한 지지를 보냈던 것은, 특정 개인을 따르는 계파가 아니라 ‘검찰개혁’과 같은 뚜렷한 정치적 목표를 공유하는 ‘이념적 행동체’로서의 성격이 강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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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국대회: 운동에서 제도로

청주 전국대회는 혁신회의가 일시적인 운동을 넘어, 지속가능한 제도적 힘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입니다. 이날 인준된 3기 지도부는 원내외 인사를 아우르며 안정성과 실무 역량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또한 ‘지방선거 승리 전략’, ‘예비후보 양성’ 등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들이 단순히 비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선거를 책임지고 승리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 세력임을 자임하는 것입니다. 이는 혁신회의가 당내 권력 투쟁이 아닌, 당의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택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도전 앞에,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소수의 의견으로 치부하고 과거의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이 거대한 아래로부터의 에너지를 끌어안고 당원 중심 정당으로 진화할 것인가.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유권자의 신뢰를 확고하게 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정당의 문턱을 낮추고, 그 안에서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존중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신뢰는 더욱 강화됩니다. 혁신회의의 실험은 바로 그 출발점이며, 대한민국 정당 정치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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