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의원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료 기반과 확인 중심의 질의를 일관되게 유지했습니다.
농지 이용, 재산신고, 가습기 살균제 대응 등 사안마다 절차와 사실 확인에 집중하며 감정적 표현을 배제했습니다.
후보자의 답변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고, 질의 구조를 단문 중심·과정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정치적 메시지보다 검증의 형식을 우선한 질의 태도는 청문회의 밀도를 높이는 구조적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국회의 질의와 진행 방식
인사청문회는 정책 검증과 도덕성 확인, 절차의 적정성 등을 점검하는 국회 고유의 권한입니다.
그러나 그 진행 방식은 의원 개인의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어느 방식으로 접근하는지에 따라 상대의 반응과 청문회의 흐름은 달라집니다.
2025년 7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대상으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예지 의원의 질의 방식은 그 구조가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김 의원은 질의 전반에서 특정 주장이나 인상 중심의 언어를 배제하고, 관찰 가능한 자료와 확인 절차에 기반한 질의를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질문은 정제돼 있었고, 답변 기회는 충분히 보장됐습니다.

태도의 중요성 확인
김예지 의원은 질의 시작 전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언급하며,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정부 당국의 복구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이후 정은경 후보자에게 후보자 지명을 축하했고, 건강 상태와 식사 여부를 물었습니다.
“식사하셨습니까?”, “소화는 잘 되셨습니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예의 차원이 아니라, 당일 청문회가 이뤄지는 환경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긴 시간 이어지는 청문회 속에서 후보자의 컨디션을 확인하는 말이 먼저 나왔다는 점은, 질의가 사람을 상대로 이뤄진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같은 접근은 정치적 대립이나 당파적 공격과는 구조적으로 거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질의의 목적이 ‘정치적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절차와 정보에 대한 확인’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분됩니다.
농지 관련 질의 구조
청문회 중반부, 김 의원은 정은경 후보자 본인 혹은 배우자의 농지 실경작 여부에 대한 질의를 제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평창 지역 농지 사진을 자료로 제시하며, 해당 농지의 경작 상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사진 속 농지에는 고라니 등 야생동물 차단을 위한 울타리 시설이 설치돼 있었고, 작물의 재배 상태 역시 정돈돼 있었습니다.
김 의원은 이를 근거로 “설마 직접 경작을 하셨을까”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곧바로 농지은행을 통한 임대차 계약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이어서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회신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농지는 농지은행을 통한 적법한 위탁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이 지적은 “이후라도 농지은행을 통한 계약 방식으로 운영하신다면 절차상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제안으로 이어졌습니다.
정은경 후보자는 이에 “농지은행 위탁 방식을 포함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질의 구조는 정황 확인 → 제도적 근거 확인 → 개선 제안 → 답변 유도라는 선형 구조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반박이나 비판은 제한됐고, 상대의 반응을 전제로 질의가 구성됐습니다.
재산 신고 질의의 접근
정은경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역 중 하나였던 ‘라운플랜’이라는 비상장 주식에 대한 질의도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김 의원은 신고 당시 기재된 “지인 소개로 매입했다”는 설명을 지적하며, 해당 지인이 실제로는 배우자의 동생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질문은 표현의 부정확성을 지적하는 형식이 아니라, “이분은 남편의 동생이신데, 지인으로 분류된 이유가 무엇인가요?”라는 확인 질문으로 제기됐습니다.
정은경 후보자는 해당 기재가 요약 과정에서 단순화되면서 혼선이 발생한 것이라 설명했고, 원본 재산신고 자료에는 ‘배우자의 동생’이라고 명확히 명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이에 “그 원본 자료를 보충질의 전에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요청은 상대의 설명을 받아들이는 전제 위에서, 기록상 확인을 위한 추가 절차로 제시된 것입니다.
이 질의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정리됩니다.
1) 공개 자료의 설명 확인 → 2) 실제 내용과의 차이 확인 → 3) 오류 가능성 인정 → 4) 원본 제출 요청
즉, 과정 중심의 질의 구조이며, 결과 판단은 유보된 형태입니다.
사회적참사 질의 방법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질의는 해당 청문회 중 가장 민감한 주제에 속했습니다.
김 의원은 KBS의 2024년 7월 17일 보도를 기반으로 질의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2020년 5월,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3인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계획했고, 이 중 한 명이 조사에 응해 ‘더 많은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김 의원은 정은경 후보자가 당시 조사 대상 중 한 명의 출석을 연기해달라는 문자를 보낸 정황을 제시했습니다.
김 의원은 “왜 조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하셨습니까?”가 아닌 “왜 조사에 참여하지 않으셨음에도 조사 일정을 조율해달라고 하셨습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문자 내용이 화면을 통해 제시되었고, 질의는 문서 기반 사실 확인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정 후보자는 당시 코로나19 이태원 집단감염 확산으로 질병관리본부가 전면 비상 대응 중이었고, 조사 대상자가 해당 팀의 핵심 인력이었다는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문자의 말미에 “공식 경로가 있다면 알려달라”는 문구를 넣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김 의원은 조사 대상자의 직책이 ‘과장’인지 ‘팀장’인지도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이어 “당시 제품의 위해성을 인지하고도 수거 명령 등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고의 은폐였는지”를 물었고, 정 후보자는 “전혀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질의의 마지막에서는 “현재 질병관리본부 전직 관계자들이 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된 상황인데, 향후 관련 수사 및 조사에 협조하실 의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제기됐고, 정 후보자는 “확인해보고 협조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질의는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1) 보도 내용 기반 사실 제시
2) 조사 지연 정황 확인
3) 인력 운용 사유 확인
4) 행위 의도 질의
5) 향후 책임 여부 질의
질문 흐름은 일관되게 자료 중심이며, 질문자는 중간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질의 구조가 만들어낸 청문회
전체적으로 김예지 의원의 질의는 질의자의 주장이 앞서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자료 기반 제시, 표현 내용 확인, 행위의 절차성 검토, 제도적 경로 안내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답변자는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았고, 설명을 이어갈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후보자의 해명과 확인이 이어진 상황은 질의자가 사실 확인을 중심으로 청문회 구조를 설정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정은경 후보자는 각 질의에 대해 불편하거나 거칠게 반응하지 않았고, 질의자 역시 질문의 말미에 요약하거나 종합하는 표현 없이 질의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질문은 단문 중심, 확인 중심, 과정 중심이었고, 정책적 종합 판단이나 정치적 메시지는 배제됐습니다.
질문의 구조와 청문회 밀도
김예지 의원의 질의는 “검증은 하되, 판단은 기록과 설명으로부터 유보된다”는 원칙을 기반으로 진행됐습니다.
청문회의 정치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질의의 구조가 상대를 몰아세우거나 규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성됐다는 점은 결과적으로 청문회 전체 흐름에 영향을 줬습니다.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절차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다릅니다.
김 의원은 이 구조적 차이를 분명히 인식한 상태에서 질의에 임했습니다.
정책 검증, 도덕성 확인, 재산 신고, 과거 행정 대응 등 각 항목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질의 방식은 확인과 응답을 중심으로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질의자가 자신의 의견보다, 상대의 설명을 통해 기록을 정비하고자 할 때 나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청문회는 결국 기록의 절차입니다. 김예지 의원은 그 절차에서 질문자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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