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보유고 8,133톤, 중앙은행의 금 전쟁

 

2025년 상반기,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과 변동성 속에서 다시 한 번 금(Gold)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금은 더 이상 고전적인 투자 수단만이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 전략과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8,133.5톤 규모의 금 보유고는 그 자체로 세계 금융 질서의 중심에 서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 막대한 금이 “잠자는 자산”이라는 표현과 함께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본 에세이에서는 미국의 금 보유 실태, 금 가격의 흐름, 중앙은행의 금 매입 움직임, 그리고 유럽 국가들의 금 재배치 논의를 중심으로 사실 기반 내용을 서술합니다.

미국, 금 보유량 세계 1위.

미국은 2025년 현재 8,133.5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이며,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금협회(WGC)의 기준에 따라 공식적으로 집계된 수치입니다. 이 금은 주로 켄터키 주의 포트 녹스(Fort Knox), 뉴욕 연방준비은행 지하 금고, 덴버 및 웨스트포인트의 금화 제조시설 등에 분산 보관되어 있습니다.

보유 금의 가치는 시장 금 시세에 따라 달라지며, 2025년 7월 기준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3,500달러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미국 보유 금의 총 가치는 약 9,100억 달러, 한화로는 1,250조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는 여전히 회계상 금의 가치를 1973년 기준인 온스당 42.22달러로 평가하고 있어, 회계 장부상 금의 가치는 약 112억 달러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낮은 평가 기준은 금의 시가 반영 요구를 초래하고 있으며, 최근 엘론 머스크와 일부 상원의원들이 포트 녹스의 금 실물 보유 상태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특히 엘론 머스크는 2025년 2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미국 금고를 열어 그 안의 진짜 금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경쟁.

2025년 1분기 기준,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244톤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약 197톤) 대비 24% 증가한 수치이며, 금에 대한 선호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세계금협회가 2025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95%가 “앞으로 12개월 안에 금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신흥국 중심으로 두드러집니다. 폴란드는 2025년 1분기에만 138.1톤을 매입하며 금 보유국 순위에서 급상승했습니다. 폴란드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88% 이상이 자국 내에 직접 보관되어 있습니다. 인도는 같은 기간 동안 57.5톤을 매입했고, 중국은 29.9톤을 순매입해 총 보유량을 2,292.3톤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투자 목적이 아니라,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외환보유의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 갈등, 대만 해협 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심화되는 가운데 금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무정치적 자산’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미국은 8,133.5톤의 금을 보유하며 세계 최대 금 보유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들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외환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 매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폴란드·중국·인도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유럽 일부 국가는 미국에 보관 중인 자국 금을 본국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금은 각국의 통화 전략 핵심 자산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반응형

금값 상승과 중국의 소비 패턴 변화.

2025년 상반기 국제 금 가격은 연초 대비 약 25% 상승했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은 41%를 기록했습니다. 금값은 온스당 3,5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대응 수단이자 글로벌 긴축 기조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중국의 금 소비 동향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중국금협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의 금 소비량은 총 505.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 감소했으나, 금괴 및 동전 등 실물 자산에 대한 수요는 23.7% 증가했습니다. 이는 중국 내 경기 둔화 우려와 위안화 가치 하락 등 거시경제 요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성향을 반영합니다. 특히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의 금 매장에서는 고순도 금괴 매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중산층 이상 계층을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에 금을 포함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금 재배치 요구.

미국 내 금 보관을 둘러싼 유럽 국가들의 입장도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독일과 이탈리아는 자국 금 보유량 상당수를 여전히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내 이전 요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독일은 총 3,352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2,452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뉴욕과 런던 금고에 분산 보관되어 있습니다.

독일 내에서는 2013년부터 금을 자국으로 이전하려는 운동이 지속되어 왔으며, 최근 AfD(독일을 위한 대안당)와 CDU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금의 완전 반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또한 금 보유의 독립성과 자국내 보관을 정치적 이슈로 삼고 있으며, 2025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관련 여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금 보유와 금고 운영의 투명성, 국제적 신뢰도와 연결되며, 향후 금의 지정학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의 귀환, 그리고 숨겨진 경쟁.

2025년 현재, 금은 단순한 귀금속이 아닌 국가 간 신뢰와 통화 안정의 핵심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금 보유국으로서 상징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를 둘러싼 투명성 논란과 회계 처리 방식은 국내외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편, 폴란드·중국·인도 등은 금을 외환 전략의 축으로 삼고 있으며, 유럽 주요국들도 자국 내 금 보유에 대한 요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금을 둘러싼 새로운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금을 통한 통화 체제의 재편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잠자는 금’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국제 금융질서에 영향을 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그 존재 자체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선택하는 결정적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금은 여전히 말이 없지만, 세계 경제의 가장 깊은 층위에서 조용히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